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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시네하우스, '푸른 용의 해' 2024년을 열며

입력 2024.01.16 14:31
수정 2024.01.18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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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설가
    시나리오 작가
    영화감독
    소설 '어디에서나 슬픔은 반짝인다' 서적포 출간

    [영화 각본ㆍ감독 작품]
    2002 '로드무비'
    2004 '얼굴없는 미녀'
    2010 '3D디지털 노마드'
    2015 '세상끝의 사랑'
    2020 '그녀의 비밀정원'
    2024 '뚜르게네프 소설 첫 사랑' 영화 프리 프로덕션
    '베트남 프로젝트' 영화제작 준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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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식 영화 감독 사진제공 - 전라북도 부안군 내소사 '고려동종' 국보지정서 전달식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2024년 1월이 벌써 절반이나 지났다. 작년에 했던 결심을 또 다시 해 본다.

    하루를 한 달처럼!! 금연결심과 함께 게으른 내가 해마다 해보는 다짐이다.

     

    이틀 전 우연히 지인을 따라 부안 내소사를 방문했다. 우중충하고 포근한 겨울날씨, 고즈넉한 산사의 풍경 소리를 들으며 내소사 전나무 숲 길 산책을 기대했으나 웬일인지 절 입구부터 사람과 차량들로 북적댔다.

     

    내소사 보물 <고려동종>이 문화재청에 의해 국보로 격상 돼 <국보지정서 전달식>이 내소사에서 행해지고 있었다. 문화재청 사람들과 지역 기관장들, 서울에서 버스까지 대절해 내려 온 기자들까지 내소사 경내는 제법 취재 열기가 뜨거웠다.

     

    茶동호인 회원들이 방문객들에게 녹차와 다과를 제공하고 있었다. 회원들의 봉사활동이 겨울 냉기 속에 떨던 방문객들의 마음을 훈훈하게 해 주었다.

    풍물패들이 만장기를 휘날리며 경내를 휘젓고 다니고, 잡다한 내빈 소개와 인사말, 경과 보고가 끝나고 행사의 마지막 순서, 마침내<고려동종>이 기자들과 내빈들에게 공개가 되었다.

     

    천 년의 세월을 견뎌낸 <고려동종>의 신비한 자태, 조명 빛을 받으며 청자 도차기처럼 은은하게 빛났다.

     

    동종을 찍겠다고 핸폰을 들고 덩치 큰 카메라의 기자들과 몸싸움을 하던 나는 문득<고려동종>위에 비상하는 푸른 용을 발견했다.

     

    2024 갑진년은<푸른 용의 해>라고 하지 않았던가!

     

    우연히 방문한 내소사에서 푸른 용과의 조우!  돼지꿈이 로또 당첨으로 이어지듯 지금 이 순간<고려동종 청룡>과의 이 만남! 이건, 하늘이 내게 보내는 강력한 행운의 신호가 아니고 뭐란 말인가!

     

    2024 갑진년 푸른 용의 해! 하루를 한 달처럼 치열하게 싸우며! 멋진 영화를 찍을 것 같은 감이 팍팍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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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식 영화 감독 사진제공 - 아름다운 부안 내소사와 훈훈했던 茶동호 회원들의 봉사활동

     

    한국영화 산업은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남았다. 1988년에 시작 된 헐리웃 UIP직배, 김대중 정부의 일본대중문화 개방, 노무현 정부의 스크린쿼터 축소 등등 영화산업을 고사시킬 만큼 커다란 위협이었다.

     

    그러나, 한국영화는 이런 외부의 충격이 닥쳐올 때마다 적극적 대응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외부의 자극이 내부결속을 이끌어내고 화룡정점으로 군부독재가 끝나고 찾아 온 표현의 자유는 한국영화 발전의 기폭제가 되었다. K-시네마, 국뽕에 취해도 좋을 만큼 한국영화의 파워는 거의 미국 다음이라 말할 수 있다.

     

    하지만, 19코로나 팬더믹 이후 한국 영화산업도 큰 타격을 받았다. 영화 제작과 상영이 중단되었으며, 문 닫는 극장이 속출했다. 가정집 대형TV 속에 또아리를 튼 '디지털 플랫폼'과 '스트리밍 서비스'는 사회적 거리두기 상황에서 영화관람의 패턴을 극장에서 가정집으로 바꿔버렸다. 영화감독인 나부터 (게으른 탓도 있지만) 소파에 널브러져 리모컨으로 끝없이 영화를 고르고 있으니 말이다.

     

    급기야 이 신종 경쟁자들(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등)은 대중의 영화관람 패턴을 바꿨을 뿐만 아니라 독점적으로 영화를 제작하고 유통하는 사태까지 이르렀다. 이 신종 경쟁자들은 대기업 중심의 '영화기획-제작-상영' 이라는 획일화된 영화산업 구조를 바꾸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의 스크린독과점으로 만들어 진 '천만 영화', 즉 관객의 선택권을 빼앗아 만든 한두 편의 대박 영화보다 적절한 이윤을 창출하는 다수의, 다양한 영화가 제작 될 기회이다.

     

    '디지털플랫폼'과 '스트리밍서비스'로 인한 영화산업구조 변화는 그 동안 기회를 얻지 못한 독립영화와 예술영화가 온라인 상영 플랫폼에 진입하는 기회도 늘어날 것이다.

     

    쥐구멍에 해 뜨면 실속 없이 눈 만 부시면 어쩌나, 걱정되지만 음지가 양지로 변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쨌든 변하는 것은 영화의 소비패턴이지 영화 자체는 아니다. 언제나 그렇듯 영화는 살아남을 것이다.

     

    영화는 순수예술로도 오락 예술로도 다른 장르에 비해 막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한 편의 영화는 모든 예술장르의 총합이기 때문이다. 사실 영화를 감상한는것은 결코 호락호락 한 일이 아니다.

     

    영화관람은 빡빡한 뇌를 열심히 굴려야 하는 작업이다. 즉, 우리는 뇌의 칼로리를 무지하게 소비한 후에야 영화의 감동도 재미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그래서 영화에 대해 많이 알면 많이 보이고, 많이 보이면 많이 느낄 수 있고, 많이 느끼면 그만큼 감동도 크다.

     

    영화는 강력한 오락거리임과 동시에 거실 소파에 누워서도 누릴 수 있는 고급 예술임을 잊지 말자. 이렇듯 가성비와 접근성이 뛰어난 문화생활을 외면할 필요가 있겠는가?

     

    2024년 1월부터 한 달에 두 번 한국복지신문에 컬럼글을 보내기로 약속 했다.

     

    영화입문? 영화비평? 영화 제대로 보기? 어떤 형태로든 좋다. (틀에 억매이지 않고)영화에 관한 다양한 주제로 써볼 셈이다. 졸필이라 걱정이 앞서지만 노력할 생각이다.

     

    갑진년, 푸른 청룡의 해! 너무도 멋지지 않는가? 푸른 용의 해! 라니. '하루를 한 달처럼' 그 결심에 덧붙여 '금연' 을 선언한 날보며, 지인들이 비웃고 있다.

     

    두고 보시라, 난 한번 GO 하면 끝까지 밀어붙이는 놈이니까, 벌써 예감이 팍팍 온다. 청룡의 2024! 멋진 영화를 꼭 찍고야 말겠다. 하루를 한달처럼 그렇게 파이팅 할 생각이다. 여러분도 파이팅 입니다!

     

    새해 복 많으 받으십시오.

     

    ◈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