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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모차르트 이야기㉚ 행복한 신혼

입력 2023.10.23 10:00
수정 2023.10.2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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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송 문화예술학 박사
    여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예술감독
    일괄편집_임송박사 자료제공 1.jpg
    임송박사 자료제공 -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콘스탄체 베버의 결혼 계약서’ 1782년 8월 3일(결혼식 전날)에 모차르트와 콘스탄체가 작성한 결혼계약서에는 모차르트와 그의 예비 신부, 신부의 어머니, 후견인 그리고 두 명의 증인이 서명했다. 두 사람은 다음날 빈의 성 슈테판 대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마지못해 결혼을 허락한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보낸 모차르트의 편지

    1782년 8월 7일, 결혼식을 마친 사흘 후 모차르트는 아버지 레오폴트에게 편지를 썼다.

     

    “온갖 다정함과 말할 수 없는 너그러움으로 보내주신, 동의와 축복에 대해 아들이 아버지의 손에 키스하며 감사 말씀을 올립니다.” 라는 인사로 시작된 글 속에는 아버지에 대한 아쉬움이 숨어 있다.

     

    “사랑하는 콘스탄체가 감사하게도 제 아내가 되었습니다. 저는 편지가 올 것을 기다리며 이틀을 허송하였습니다. 교회에서의 혼례 날을 정해 놓았기에 아버지의 동의를 받으리라 완전히 기대하며 안심하고, 하느님의 이름으로 사랑하는 사람과 하나가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 지나간 일입니다만 제가 아버지의 사랑에 너무 의지하고 허겁지겁 기대하였던 것 같아 용서를 빕니다.”

     

    그리고, 결혼식에 참석했던 사람들의 이름을 일일이 거명하고 하객이 몇 명에 불과했다는 사실을 언급했다.

     

    “우리가 결합되었을 때 아내도, 저고 울고 말았습니다. 모두들, 신부님까지도 함께 울었습니다. 두 사람의 눈물을 눈앞에서 봤으니까요.”

     

    편지 말미에는 아버지와 누나에 대한 간절한 청원과 결혼 피로연 내용을 적었다.

     

    “아버지께 제가 얼마나 진실을 사랑하는지, 또한 제가 얼마나 거짓을 증오하는지를 알려 드릴 증거를 보여 드렸습니다. 또 제 사랑하는 아내가 가장 사랑하는 시아버지가 축복해 주시길, 사랑하는 시누이가 더할 나위없는 귀중한 우정을 앞으로 계속 유지해주시길 부탁드리는 편지를 보냈었습니다.” .....

     

    “혼례 축하연은 모두 폰 발트슈테텐 남작 부인이 준비해주신 만찬으로 진행되었는데, 실로 남작이라기보다는 군주에게나 어울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저의 사랑하는 콘스탄체는 잘츠부르크로 여행할 일을 이전보다 백배의 낙으로 삼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맹세코, 맹세코 말씀드리지만 아버지가 그 사람을 보시면 제 행운을 틀림없이 기뻐해주실 겁니다! 제 눈과 마찬가지로 아버지의 눈도 마음씨 좋고 정직하며 정숙하고 상냥한 아내가 바로 남편의 행복이라고 보신다면 말예요.”

     

    콘스탄체가 모차르트의 누나 난네를에게 보냈던 우정의 편지

    아버지뿐만 아니라 누나 난네를도 자신들의 결혼을 반대한다는 것을 알게 된 모차르트는 몇 달 전 (4월 20일) 에 누나에게 새로 작곡한 푸가 C장조 (K.394) 악보를 보내면서 이 푸가가 세상에 나오게 된 건 나의 사랑하는 콘스탄체 덕분이라는 글을 썼다.

     

    그리고, 콘스탄체가 난네를에게 보내는 우정을 청하는 편지를 동봉했었다.

     

    “아직 알지 못하는 사이지만, 당신은 모차르트라는 이름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저에겐 무척 소중한 분입니다. 그토록 훌륭한 동생의 누나라는 사실 하나로 저는 당신을 사랑하며, 감히 당신의 우정을 바라고 있습니다. 그럴 자격이 제게 조금은 있다고 감히 말씀드리며, 저 또한 마음을 바쳐서 우정으로 보답하겠습니다.” (같은 날, 콘스탄체가 난네를에게 보낸 편지. 난네를은 이 편지에 답장하지 않았다)

     

    새로운 인생의 출발점

    모차르트 부부의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다. 늦기는 했지만 아버지 레오폴트의 결혼에 대한 허락과 축복의 편지도 도착하고, 2주전 개막 공연에서 대성공한 새 오페라 “후궁 탈출”은 9월 6일과 20일 공연에 관객이 넘쳤다. 요제프 2세 황제가 다시 관람을 한 9월 24일 공연에는 관객의 숫자가 더욱 늘어났다.

     

    프라하 궁정에서는 100두카트(18세기 통화기준 환산 약 2000만원)를 지불하면서 악보를 필사해 갔다. “후궁 탈출”의 성공은 어떠한 결혼 선물보다도 두 사람을 기쁘게 했다. 이것은 모차르트의 빈 정착이 자리를 잡았다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귀족들의 후원이 늘어나고, 황제로부터 궁정으로 들어오라는 소식이 들릴 것 같은 기대감이 생겼다.

     

    모차르트는 실패했던 과거를 잊어버린 것처럼 파리로 진출해 볼까? 라는 생각도 했다. 런던으로 가면 어떨까? 라며 영어 공부를 시작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경제적 어려움 없이 달콤한 신혼을 보냈다. 어린 시절과는 달리 음식에 대한 취향도 세련되고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개인들의 후원 외에도 교습과 악보 판매, 대중콘서트 수익에 희망을 걸고 빈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발판을 마련해 나갔다. 특별한 작곡에 대한 주문도 받아가며 기적 같은 손놀림으로 기적에 가까운 작곡 작품을 쏟아냈다. 분수에 넘치는 호화생활도 지속해 나갔다.

     

    이 신혼 시기는 모차르트의 인생에서 짧지만 가장 행복한 시절이었다. 콘스탄체는 그에게 작곡에 필요한 많은 영감을 주었다. 당시에 잘츠부르크 성 베드로 교회에서 열릴 미사에서 그녀가 부를 예정이었던 대미사 다단조의 소프라노 부분을 포함하여 그녀를 위한, 그녀가 준 동기부여에 의한 여러 작품들을 이 때 작곡하였다.

     

    결혼 직후에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C장조 K.403

    1782년 8월 초에 작곡한 바이올린 소나타 C장조 K.403 악보에는 “나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와 가장 사랑하는 아내를 위한 첫 소나타”(‘Sonate première. Par moi W. A. Mozart pour ma très chère Epouse’)라는 글귀가 씌어있다.

     

    피날레와 주로 단조로 펼쳐지는 실질적인 발전 부분을 포함하여 마지막 악장의 나머지 부분은 모차르트가 사망한 이후에 작곡가이자 음악 역사가인 막시밀리안 슈타들러(Maximilian Stadler, 1748~1833)가 제공하여 완성했다.

     

    일괄편집_임송박사 자료제공 2.jpg
    임송박사 자료제공 - Mozart Violin Sonata No. 30 C Major K. 403 악보 첫 부분 https://youtu.be/9HfmdPHSIXs?si=-kMb45eo2q7ZtxJP

     

    Mozart Violin Sonata No. 30 C Major K. 403

     

    1. Allegro moderato (4’47)

    2. Andante- (2’46)

    3. Allegretto (4’38)

     

    모차르트의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에 대해 분석하려고 하면 당시의 피아노가 현재 사용되는 현대 피아노에 비해 지속력이 매우 약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당시의 소나타 작곡은 피아노에 부족했던 깊이와 서스테인을 바이올린에서 보강해 주었다. 1780년대의 소나타는 지금의 학계에서 분류하는 것과 같은 고정된 작품이 아니었다.

     

    초기 바이올린 소나타는 작곡가가 원했던 작품을 만들기 위해 피아노와 바이올린이 하나의 악기가 되는 ‘비오피아노(Viopisno)’라고 볼 수 있다.이 작품은 1830년에 처음 출판되었다. '쉬운 소나타'라는 의미가 있는 다장조 소나타는 모차르트의 실험적 사고방식을 보여준다. 편안한 시작 주제는 바이올린의 선율이 단조로 바뀌면서 긴 전개 부분을 소개하는 첫 부분이 강렬하게 시작된다.

     

    느린 움직임이 시작될 때 피아노의 프레이즈는 부드럽게 하강하는 아르페지오 모티브로 강조된다. 바이올린 솔로의 시작 주제에 이어 모차르트는 단조에서 솟아올라 열정적인 새로운 아이디어를 소개하고, 그 이후는 거의 단조로 유지된다. 아르페지오 모티프의 발전은 짧은 변조 연결이 알레그레토 피날레의 주제로 직접 연결되기 전에 A단조의 긴 반음계로 이어진다. <다음으로 이어짐>

     

    ◈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