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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제주의 국악 가무악, 창극 갈라콘서트

입력 2023.08.30 08:28
수정 2023.08.30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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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미경 문화기획 나무 기획감독
    제주대학교 음악학과 (피아노) 졸업
    한양대학교 교육대학원 (음악교육) 졸업
    Italy Firenze Centro StudiMusica&Arte Musicoterapia (음악치료) Diploma과정 수료
    제주피아노 박물관 도슨트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제주의 국악 가무악, 창극 갈라콘서트

     

    제주의 국악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

    지난 8월 말 제주문예회관에서는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이 개최되었다.

     

    이날 공연에는 국립창극단의 간판스타이자 국악 경연 프로그램 ‘풍류대장’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판소리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소리꾼 김준수, 국가무형문화재 흥보가 보유자 이난초 명창,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심청가 보유자 송재영 명창, 창극 무대에서 최고의 자리에 있는 김학용, 박춘맹, 김차경, 서정금 명창 등 여러 국악 명인들이 출연하여 제주도민과 흥겨운 자리를 마련하였다.

     

    명창들의 공연에서는 해학과 흥, 남도의 소리와 제주의 문화가 접목된 다양하면서도 수준 높은 국악공연이 개최되면서 국악의 가무악이 함께하는 소통의 자리가 되었다.

     

    이번 공연은 단막 창극 중 눈대목인 부분들을 선별해 무대에 올려졌다. 홍보가에서도 이름난 소리 대목 ‘화초장’, 춘향가 중에서는 ‘어사상봉’, 심청가 중 ‘뺑이로소이다(심봉사 황성 올라가는 대목)’ 등을 선보이면서 객석을 웃음과 추임새로 가득 차게 하면서 관객과 하나되는 분위기가 연출되었다.

     

    또한, 창극뿐만 아니라 서한우 명인의 ‘버꾸춤’, 젊은 소리꾼들의 북과 소리 ‘적벽’, 진도다시래기 중 ‘독경’, 남도민요 등 국악의 다양한 작품들을 넣어 공연의 볼거리를 확대했다.

     

    김미경 피아니스트 자료제공 -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 포스터.jpg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 포스터

     

    특히, 이야기꾼 강민수, 정주희 두 명인이 각 대목의 줄거리를 알려주며, 관객을 들었다 놨다 들썩이게 하는 유쾌한 입담과 재치는 공연을 집중시키고 분위기를 이끌어 가는 매우 큰 역할을 하였다.

     

    창극 갈라콘서트 공연의 총감독인 '태은 아트컴퍼니' 이은숙 대표는 제 24회 ‘서편제보성소리축제 판소리 명창부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명맥있는 국악 집안 후손으로 이임례 명창이 모친이고 목원대 한국음악과 교수이며, 남도음악의 명인 이태백 교수가 친오빠다.

     

    8년 전 제주로 이주하여 국악 크로스오버 팀 '아트프로젝트  나무꽃'을 결성, 제주에 국악을 뿌리내리기 위해 자부담을 들여 수 차례 기획, 연출한 공연을 올렸다. 이번 공연 역시 제주도에서는 판소리ㆍ창극 등 다양한 국악 공연을 자주 접할 수 없음이 아쉬워 단막 창극 갈라콘서트를 기획했다.

     

    이은숙 대표는 국악 불모지인 제주에 더 많고 다양한 국악 공연이 올려지고, 이를 통해 제주도민들이 폭넓은 국악 공연을 자주 접하며, 단순 여행이 아닌 제주의 국악 공연을 보기 위해 제주를 방문하는 ‘문화ㆍ예술의 섬 제주도’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램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김미경 피아니스트 자료제공 - 출처, 태은아트컴퍼니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 중 한 장면.jpg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태은아트컴퍼니 창극 갈라콘서트 놀이판 중 한 장면

     

    공연시장 동향 및 흐름

    예술경영지원센터 '2022 공연시장 동향 총결산'에 의하면, 2022년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발표한 해외 공연시장은 여전히 팬데믹 영향력에서 벗어나지 못한 저조한 티켓판매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와 달리 2022년 한국 공연시장의 티켓판매 규모는 약 5590억원으로, 2019년 3897억원 대비 43% 증가하며 팬데믹에서 빠르게 회복하여 공연시장이 공급과 수요에서 모두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공연에는 총 14,447건의 공연으로 약 1,366만장의 티켓예매와 약 5590억원의 티켓판매가 이루어졌다.

    ▲’공연건수‘는 2021년 동기대비 약 36%, 2020년 동기대비 약 174% 증가하였고,

    ▲’공연회차‘는 2021년 동기대비 약 46%, 2020년 동기대비 약 67% 증가하였다.

    ▲’티켓예매수‘는 2021년 동기대비 약 92%, 2020년 동기대비 약 215% 증가하였고,

    ▲’티켓판매액‘은 2021년 동기대비 약 82%, 2020년 동기대비 약 218% 증가하였다.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최근 3년 간 전체 공연시장 현황.jpg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최근 3년 간 전체 공연시장 현황

     

    2022년 우수 성적의 원인은 코로나19에 의해 억눌려있던 소비심리 자극, 국내파 연주자들의 인지도 상승으로 인한 시장 성장 견인 등 복합적일 것으로 유추되나 이에 대해서는 보다 심도있는 검증이 필요할 것이다.

     

    또한, 전 장르에서 나타난 ‘스타’ 중심 마니아 관객 증가, 영화ㆍ미디어ㆍ게임ㆍ유튜브 등 대중적 콘텐츠 기반 공연을 통한 새로운 관객 유입, 인건비ㆍ물가ㆍ환율 상승으로 인한 공연 관람료 상승 등이 티켓판매액 증가 원인으로 들 수 있다.

     

    제주 국악의 필요성 및 가능성

    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2년 ‘도 단위’ 지역의 장르별 공연건수 및 티켓예매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제주에서는 매해 약 160만 건의 공연이 개최되었다.

     

    이 중 연극은 38만여건(24%), 뮤지컬은 30만여건(19%), 오페라를 포함한 클래식은 49만여건(31%), 발레를 포함한 무용은 14만여건(9%), 전통을 포함한 국악은 11만여건(7%), 복합ㆍ다원 예술은 16만여건(10%)으로 조사되었다.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2022년 도 단위 지역의 장르별 공연건수 및 티켓예매수.jpg
    김미경 대표 자료제공 - 2022년 도 단위 지역의 장르별 공연건수 및 티켓예매수

     

    또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2021년 기준 문화예술활동 현황조사 결과 발표' 에 의하면 전국 17개 시ㆍ도별 문화ㆍ예술 활동 건수를 인구 10만 명을 기준으로 나누어 인구 대비 현황을 분석한 결과, 문화ㆍ예술 전체 활동의 전국 평균은 61.8건인 가운데 서울이 131.8건으로 가장 높고 이어서 제주 95.6건, 대구 86.4건, 대전 68.9건 순으로 이어졌다.

     

    이 중 공연예술은 서울이 72.8건으로 가장 많았고 대구(54.6건), 제주(53.8건), 대전(52.3건) 순이었다. 장르별로는 국악은 전북(9.0건), 양악, 연극, 무용은 서울(40.7건, 18.4건, 5.2건), 혼합은 경북(6.9건)에서 가장 높은 건수를 기록했다.

     

    제주의 문화ㆍ예술 활동 건수는 인구 대비 서울에 이어 2번째, 그 중 공연예술은 3번째로 높은 것에 반해 클래식, 뮤지컬, 연극 장르에 지나치게 편중되어 있으며 국악의 성장세는 매우 저조한 것을 알 수 있다.

     

    국악이 극단적인 불균형을 완화하고 제주의 공연예술 생태계에서 깊은 뿌리를 내리고 장기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더욱 세분화된 관객을 다각도로 고려한 기획ㆍ마케팅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

     

    국악 공연단체가 성장하고 다양한 형태의 국악 공연을 선보이며 관객과 함께 즐기는 공연의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 연주자와 관객이 메기고 받는 소통이 이루어질 때 비로소 판이 완성되는, 그것이 국악이 가진 가장 큰 매력이기 때문이다.

     

    국악의 양적ㆍ질적 성장과 함께 오랜 시간 켜켜이 쌓여진 가치와 전통을 넘어서 색다른 매력으로 제주의 시간과 공간을 다채롭게 채워갈 멋진 변주를 기대해 본다.

     

    ◈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