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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모차르트 이야기⑮ 제2차 파리여행5 (아버지의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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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컬럼] 모차르트 이야기⑮ 제2차 파리여행5 (아버지의 편지)

임 송 문화예술학 박사
여수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표 예술감독

일괄편집_임송박사 사진제공.jpg
임 송 박사 사진제공 - 만하임 궁전과 광장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아버지의 편지

1778년(22살) 2월 4일에 쓴 아들 모차르트의 편지와 2월 5일에 쓴 아내 안나 마리아의 편지를 받은 아버지 레오폴트는 걱정과 분노로 괴로워했다. 스물두 살이 된 모차르트는 아버지의 보호를 벗어나자마자 아우구스부르크에서 자신의 조카인 사촌 베슬레와 놀러 다니느라 시간을 낭비하더니 나중에는 자신의 처형이 될 열여섯 살 소녀와 사랑에 빠져 연주여행의 목적도 잊은 채 파리로 가는 일정을 포기하고 새로운 애인을 위해 이탈리아로 가서 가수로 출세시키겠노라며 터무니없는 계획을 늘어놓는 아들이 너무나 한심했다.

 

4개월 전 모차르트의 미래를 위해 취업을 위한 유럽여행이 반드시 필요했던 레오폴트는 간신히 비상 여행 경비를 마련하고 소요 경비를 현지 연주회로 보충하는 방법을 계획하며, 사직서를 던지는 모험을 강행하였음에도 휴가를 얻지 못하자, 고뇌 끝에 부득이 눈물로 아내와 모차르트 만을 보낸 후 노심초사하던 레오폴트는 솟구치는 분노와 절망감을 억제하며 모차르트로부터 편지를 받은 11일에 바로 답장을 쓰기 시작하여 밤을 새며 장문의 글을 이어갔다.   


- 아버지가 모차르트에게

잘츠부르크에서, 1778년 2월 12일

 

사랑하는 아들아, 제발 이 편지를 신중히, 분별을 갖고 읽는 데 시간을 좀 써다오. 아, 위대하신, 그리고 사랑이 많은 하느님! 네가 아직 어렸을 무렵, 그리고 소년 시절에, 침대에 들기 전 반드시 걸상 위에 서서 나에게 ‘오라냐 피가타파’를 불러주고, 나에게 몇 번이고 몇 번이고 키스하고 마지막에는 코끝에 키스를 한 다음 말했다.

 

내가 늙거든, 나를 어떠한 바람이 불어닥쳐도 막아줄 유리 상자에 넣어, 언제까지나 네 곁에 소중하게 놓아두리라 말했던 저 즐거웠던 시절은 이미 사라져버렸구나.

 

그러니 내가 하는 말을 꾹 참고 들어라. 우리가 잘츠부르크에서 핍박받고 위협받던 처지는 너도 잘 알고 있을 거다. 너는 내 가난한 살림에 대해 알고 있다. 그리고 결국, 너를 계속 여행하게 하겠다던 약속과 실천, 그리고 내 어려운 사정도 너는 알고 있다.

 

그 여행의 목적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오래 지속될 일자리를 찾는 일, 그게 성공하지 않는다면 수입이 많은 큰 장소에 가려는 목적이었다. 어느 쪽이 되었든 네 부모에게 힘이 되어주고, 네 누나를 도와주고, 무엇보다도 세상에 나가 너 자신의 명성과 명예를 높이자는 목적이었다. 이미 네가 어렸을 적에, 일부는 젊은이가 된 다음에 일어난 일들이지만, 지난날 음악가가 도달했던 최고 명성이라는 경지까지 한 발 한 발 고양해가는 건, 이제 전적으로 네 어깨에 걸려 있다.

 

은혜로운 하느님에게서 비범한 천분을 받은 너로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그리고 네가 모든 사람에게 망각되고 말 평범한 음악가가 될지, 후세까지도 책으로 읽힐 유명한 악장이 될지는 오직 너의 분별과 살아가는 방식에 달렸다.

 

너는 지푸라기 이불 위에 한 방 가득 처참한 아기를 거느린 아내에게, 말하자면 사육되려는 거냐? 아니면 기독교도답게 생애를 마치고, 기쁨과 명예와 죽은 다음의 명성을 획득하고, 가족들을 부자유스럽지 않게 하며, 만인이 우러러보는 가운데 죽으려는 거냐. ..... 

 

레오폴트가 써나가는 편지에는 모차르트의 어렸을 적 모습을 그리워하며 아들에게 상기시키는 아버지의 애절하고 안타까운 모습이 그대로 드러난다. 그러나, 편지를 받는 모차르트는 뮌헨으로 연주여행을 떠났던 6살(1762년) 때의 모차르트가 아니었다. 아들의 성공을 향한 목표만을 위해 살아왔던 레오폴트에게는 어른으로 성장하고 있는 이십대 청년을 인정하고 놓아 줄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다. ..... 


- 파리에 가렴! 그것도 지금 바로. 높은 사람들에게 기대려무나. 그들은 큰 나무 그늘이지. 파리를 본다는 생각이 떠오르기만 해도 근시안적인 생각 따위에 빠지지는 않았을 거다. 뛰어난 천분을 가진 남자의 영예와 명성은 파리에서 퍼져나가 온 세계로 전해진다.

 

그곳에서는 귀족들도 천재적인 인간에게는 최대의 존중과 예의로 대한다. 그곳에서는 우리 독일의 기사와 부인네들의 야만스러운 풍습과는 엄청나게 다른 아름다운 삶을 볼 수 있다. 그리고 너는 프랑스어를 착실하게 익혔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일에 기쁨을 느끼는 네 성향은 네 아버지에게서 물려받은 것이다. 하지만, 너는 무엇보다도, 부모의 행복을 진심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러지 않는다면 네 영혼은 악마의 것이 될 게다.

 

나를 떠올려보렴. 병든 내가 한밤 중인 2시까지 짐을 꾸리고, 6시에는 만사 제쳐놓고 네 시중을 들기 위해 마차 곁에 서고, 네가 마차로 출발하는 광경을 피곤한 몰골로 떠나보내던 때의 나를 말이다. 그런데도 네게 그런 무자비한 마음이 든다면, 나를 슬프게 만들어도 괜찮겠지! 파리에서 돈과 명성을 얻어라.

 

그리고 돈이 생기거든, 이탈리아로 갈 수도 있고 그곳에서 오페라를 쓸 기회도 생기겠지, 나는 몇 번이고 시도해보겠지만, 흥행주에게 편지 쓰는 일로는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거다. 그렇게 한 다음 너는 베버 양을 들먹일 수도 있겠지. 말로 직접 하는 편이 효과가 있는 법이다! .....

 

난네를(모차르트의 누이)은 요 이틀 동안 계속 울고 있다.

 

일괄편집_임송박사 자료제공.jpg
임 송 박사 자료제공 - 모차르트와 알로이지아 (Mozart & Aloygia)

 

모차르트의 답장

음악가로서의 레오폴트는 모차르트의 재능과 잠재력을 지켜보며 발전가능성에 대한 후원과 교육을 아끼지 않았다. 모차르트의 뛰어난 능력을 발견하여 최선의 교육을 실행한 아버지의 도움으로 모차르트는 세상 속에서 끝없이 성장해 나갔다. 아버지와 함께한 세계 연주여행은 모차르트의 천재성이 유감없이 발휘되는데 엄청난 역할을 했다.

 

일주일 뒤 아버지로부터 편지가 도착하자마자 모차르트도 곧바로 아버지에게 답장을 썼다. 편지에는 아버지의 대한 의지를 벗어나 사랑으로 세상에 대한 눈을 뜬 청년 모차르트의 대답이 담겨있었다.

 

모차르트는 아버지를 진심으로 존경했고, 항상 아버지에게 인정받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아버지에게 전적으로 순종하며 다른 가족들과도 사이가 좋았다.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입장을 옹호하고 두둔하면서도 아버지의 권유를 거부하지 않았다.

 

- 아버지에게

만하임에서, 1778년 2월 19일

……

 

베버씨 댁 사람들과의 여행에 대해 아빠는 아마 찬성하지 않으시리라고 전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사실 우리들의 현 상황에서는, 물론 한 번도 그런 생각을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빠에게 이를 알려드린다고 약속하고 있었죠. 베버 씨는 우리 사정을 알지 못합니다. 저는 남에게 이런 이야기를 결코 하지 않을 겁니다. 저는 누구에게나 신경을 쓸 필요가 없고, 모두가 잘 풀렸으면 하고 바라고 있었어요. 그런 일에 정신이 팔려서, 현재 상황이 불가능하다는 것도, 따라서 제가 지금 하는 일을 아빠에게 알려드려야 한다는 사실도 망각하고 있었던 겁니다.

 

파리에 가지 않은 이유는 지난 두 통의 편지로 충분히 이해해주시리라 생각합니다. 어머니가 직접 말을 꺼내지 않았더라면, 저는 틀림없이 그들과 함께 갔겠죠. 하지만 어머니가 그런 일을 기꺼워하지 않으신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저도 꺼림칙해졌습니다.

 

누군가가 저를 믿지 않게 되면 저도 저 자신을 믿을 수 없게 되기 때문이죠. 제가 의자 위에 서서 ‘오라냐 피아가타파를 노래하고, 마지막으로 아버지 코끝에 키스를 한 시절은 물론 지나가고 말았습니다. 그렇다고 아버지에 대한 저의 존경과 사랑과 순종의 마음이 줄었을까요? 그 이상은 말하지 않겠어요. .....

 

베버 양에 대한 질책은 모두가 옳은 말씀이십니다. 말씀드린 대로 저도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그 사람은 아직 너무 어리다는 것, 연기가 필요하다는 것, 미리미리 극장에서 여러 번 영창하는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것, 이런 걸 잘 알고 있었죠.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 선량한 사람들은 이곳에서 사는 일에 진저리를 내고 있습니다. 누가, 어디로인지, 아버지도 잘 아시는 그대로입니다. 그래서 그들은 무엇이든 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한 거죠. 저는 그 사람들한테, 아버지에게 꼭 편지를 써 보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러나, 그 편지가 잘츠부르크에 보내지고 있는 사이에도 저는 시종 이렇게 말하고 있었어요. 그 아가씨는 좀 더 참아야 한다는 것, 아직 어리다는 것 등. 제가 하는 말이라면 그 사람들은 무엇이든 믿습니다. 저를 매우 존중해주니까요. 지금도 그 아이의 아버지는 제 권유로, 토스카니 부인(여배우입니다)한테 연기를 가르쳐달라고 부탁하고 왔습니다.

 

베버 양에 대해 아버지가 말씀하신 건 모두가 옳은 말씀입니다.  저는 아버지한테 언제가 되었든 충심으로 추천할 수 있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모차르트는 파리에서의 성공을 다짐하며 알로이지아와 잠시 이별을 고하고 3월 14일에 어머니와 함께 파리를 향해 출발했다. <다음으로 이어짐>

 

◈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한국복지신문 정지훈 기자 leaderjj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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