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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에 부는 한류②

입력 2021.01.2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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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인규 교수 전문가 컬럼
    캄보디아 바티에이 대학교 한국어 학과
    경영학 교수

    [전문가 컬럼=한국복지신문] 김경화 기자= 캄보디아를 여행해본 경험이 있다면 길거리에서 잠옷 차림으로 활보하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필자가 이곳에 처음 왔을 때인 2011년만 해도 잠옷 패션은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캄보디아의 잠 옷 패션은 한국 드라마에서 연유되었다.

     

    지금은 한국 드라마에 잠 옷 차림이 많이 등장하지 않지만 과거의 한국 드라마에서 등장하는 잠옷 차림의 사람들은 어느 정도 생활수준이 되는 중산층의 모습이었으니 이곳 사람들에게 그 들은 부러움과 더불어 생소한 옷차림에 대한 호기심,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많이 입지 않은 차별성까지 내 세울 수 있는 장점으로 급속히 확산되었다고 짐작한다.

     

    이 곳 사람들이 잠옷 패션을 선택한 이유를 짐작해 보면 ‘나는 잠옷을 입을 수 있는 정도의 생활수준을 영위하는 사람이다’ 라는 은연중 과시와 더불어 어둡고 칙칙한 색깔이 주류를 이루었던 일상의 패션에 비해 잠옷의 다양한 색상과 무늬가 다른 사람들의 옷차림과 다른 차별성에 따른 과시 욕구의 표현이었을 것이다.

     

    또한, 잠옷의 헐렁한 크기는 더운 지방의 활동복으로 실용성과 편안함까지 갖췄고 이곳 사람들의 정서에 잘 어울리는 색깔 위주의 화려함(?)이 지금까지 패션의 한 축을 차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지금은 그 때 보다 사는 형편이 많이 좋아지고 다양한 의류들이 공급되고 있어서 잠옷 패션이 예전만 못하지만 지금도 여전히 패션의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달라진 것이 있다면 그 때 보다는 나름 색상과 디자인이 발전했다고 할 수 있다.

     

    잠옷 패션이 유행하기 이전부터 캄보디아에는 한국의 많은 봉사단체에서 보내 주는 헌옷의 높은 품질과 디자인이 인기가 높았고 여기에 Kㆍ드라마에 Kㆍ팝으로 이어지는 와중에 잠옷 패션까지 등장한 것이다.

     

    한국에서 온 헌 옷에 대한 얘기를 조금 더 보태고자 한다.

     

    한국에서 온 헌 옷들은 대부분이 헤지고 낡아 못 입는 옷들이 아니고 한국 가정의 아이들이 성장해서 크기가 맞지 않거나 유행이 조금 지났다고 입지 않는 옷들이다 보니 이 곳 수준으로 보면 멀쩡하고 세련된 디자인에 품질까지 뛰어나서 헌 옷을 나눠줄 때면 서로 차지하려고 인기가 대단하다.

     

    잠옷패션을 입고 있는 캄보디아 아주머니.jpg
    잠옷패션을 입고 있는 캄보디아 아주머니

     

    지금은 Kㆍ드라마나 아이돌 그룹의 의상에 대한 디자인과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크고 인터넷의 발전으로 쉽게 관련 정보도 입수할 수 있다 보니 한국산 의류 제품의 우수성을 벤치마킹하는 제품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고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리는 행사도 매년 개최되고 있을 정도로 Kㆍ패션은 이 곳 사람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또한, 한국을 여행하거나 한국에서 몇 년씩 일하고 돌아오는 캄보디아 산업 연수생들의 귀국 보따리에는 한국 옷들을 여러 벌 씩 챙겨올 정도로 인기가 있다.

     

    캄보디아 유명 의류 판매점인 잔도(ZANDO) 매장에 가면 여러 브랜드 속에서 한국 브랜드 의류가 라벨을 일부 제거한 채 버젓이 유통되고 있으며, 매출도 꽤 높다고 하는 직원의 말을 들어보면 한국산 의류나 한국 브랜드의 인기가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경로를 따라 이런 제품들이 유통되고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마도 인근 베트남에서 만들어진 제품을 일부 유통 시키는 것으로 짐작된다. 아무튼 품질도 좋고 가격도 부담스럽지 않아서 필자도 가끔 이 매장에서 한국브랜드 제품의 옷가지들을 한국에 비하면 엄청 싼 가격으로 구입하기도 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아직 이 나라 유통 시장의 규모가 크지 않아 한국 브랜드의 단독 진출이 쉽지 않은 시장 상황이지만 머잖아 수도 프놈펜을 비롯한 소득 수준이 높은 도시를 중심으로 Kㆍ패션의 진출이 기대되고 있다.

     

    ◈본 전문가 컬럼은 한국복지신문과 방향이 다를 수 있습니다.